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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원장님 신문칼럼

제목[원장님 신문칼럼] 주의집중력과 언어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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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주의집중력과 언어장애
데스크승인 [ 3면 ] 2013.05.31  김준호 | mdjuno@naver.com
  
김준호
대전 휴소아청소년정신과 원장

필자의 병원에는 언어치료실이 있기 때문에 말이 늦은 아이를 자녀로 둔 부모들은 언어 장애, 자폐성 장애, 지적 장애 등록을 위해, 또는 보다 정확하게 원인을 파악하고 진단해 더 효과적으로 치료하고자 내원한다.

언어장애 원인으로는 중추신경계 손상이나 청각 손실, 자폐증이나 정신지체 등을 들 수 있다. 발달에 필요한 다양한 언어자극 부족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양육자의 건강 문제(특히 모친의 산후 우울증), 가정 불화, 잦은 양육자 교체 등으로 인해 아동의 초기 언어발달 시기에 상호작용할 수 있는 대상과 시간이 부족했던 경우가 매우 흔하다. 또 중이염 등의 감염, 낮은 사회경제적 상태, 대가족, 형제 중 후순위 등이 언어발달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아이들의 인지, 학습의 발달 및 대인관계 형성은 출생 직후부터 언어를 매개로 이뤄지므로 언어 문제가 있는 경우 인지 발달과 사회성 발달에 지장을 초래하고 학령기에는 2차적인 학습장애로 진행돼 성인기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언어문제는 조기 발견해 조기에 집중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7살 민호(가명)는 말이 늦되고, 시선 접촉이 안 되며, 과격하진 않지만 늘 돌아다니고 부산스럽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에 관심이 없고 혼자 노는 아이였다. 현재는 본원에서 언어 검사, 지능 검사, 뇌기능 검사, 집중력 검사 등을 받고 ‘비전형자폐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지능도 50 정도였고, 언어도 두 돌 수준도 되지 않았다. 내원 당시 이미 2년 이상 타 기관 언어치료실에서 언어치료, 놀이치료를 받았었고, 처음에는 장애진단서만 발급받으려고 병원에 온 것이다. 민호의 경우 2년의 언어치료 기간에 언어가 나아지긴 했지만 다소 미미했다. 상담과 검사를 통해 집중력 부족 소견이 발견됐고, 집중력과 정서적 안정과 인지 발달을 위해 약물 치료와 반복적경두개자기자극술(rTMS)을 시작했고, 언어치료는 기존의 기관에서 실시하도록 권했다. 모친의 심리검사에서도 우울증이 나타나 어머니에 대한 약물 치료도 병행했다. 1개월 가량 약물 조절 기간을 채 마치기도 전 민호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언어 치료실이나 어린이집에서 불러도 쳐다보지 않고 집중력이나 반응이 부족했는데 약물 치료 후 부르는 말에 쳐다보는 반응과 시선 접촉이 증가했고, 수업이나 치료실에서도 전보다 집중해 선생님의 말에 반응하고 따라하는 등 좀 더 참여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18개월이 지난 현재 민호는 지속적인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언어 발달에 있어 약물 치료 이전보다 빠른 진전을 보였고 무난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 민호 어머니도 우울증에 대한 약물 치료를 10개월간 받아 완치돼 치료를 중단하고 잘 지내고 있다.

이렇듯 언어 발달이 늦은 아이의 부모님 중 우울증이 많이 존재한다. 부모의 우울증은 아이의 언어 발달도 저해시킬 뿐 아니라 아이의 정서적 불안정을 유발한다. 또한 언어 발달이 늦은 아이들 상당수는 집중력 문제를 동반한다. 이를 약물로 치료해주면 이전보다 훨씬 효율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뉴로피드백(Neurofeedback) 혹은 반복적경두개자기자극술 등과 같은 최신 치료 방법으로도 언어 발달을 촉진시키고 집중력이나 정서 문제 등을 치료할 수 있다.

이렇듯 말이 늦은 아이에서 집중력 부족은 절대 간과해선 안 되는 중요한 문제이며 필수적으로 확인을 해봐야 한다. 집중력이 부족하면 농사를 지으려는 토양이 자갈밭인 것과 같아 아무리 좋은 씨앗(언어치료, 학습, 어린이집·유치원 등)을 사용해도 농사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말이 늦은 아이를 데리고 처음 무조건 언어치료실이나 아동발달센터를 찾기보다는 전문적인 소아정신과에 내원해 말이 늦은 아이와 가족에 대해 면밀히 종합적인 검사와 진단을 받고 난 후 아이에게 적합한 방법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필진: 대전휴소아정신과 원장 김준호

[이 게시물은 휴원장님에 의해 2013-06-15 10:50:08 공지사항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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