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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원장님 신문칼럼

제목[원장님 신문칼럼] 새학기증후군과 학교거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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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새학기증후군과 학교거부증
데스크승인 [ 30면 ] 2013.05.03  김준호 |mdjuno@naver.com  
  
김 준 호
대전휴소아청소년정신과 원장

어김없이 올해도 3월과 함께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생활에 부적응하는 많은 학생들이 자의반·타의반으로 병원에 찾아왔다. 3월이면 초·중·고교 학생들 사이에서 유난히 우울, 불안, 불면, 과수면, 소화불량, 두통, 몸살 등을 앓는 학생들이 증가하곤 한다. 이른바 ‘새학기증후군’이다. 이것은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긴 스트레스가 신체에 영향을 미치면서 나타나는 건강상의 이상을 말한다. 새학기증후군을 가진 학생들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틱장애, 우울장애, 강박장애, 품행장애, 적대적 반항장애 등을 한 개 혹은 여러 개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학생들은 학교를 가지 못하는 학생이다. 자살과 더불어 학교생활 부적응과 학교거부증은 소아청소년정신과적 응급에 해당되는 중요한 문제다. 보고에 따르면 대전지역 학생들 중 1년 동안 휴학이나 퇴학에 상응하는 절차를 거치는 학생 수가 3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실로 놀랄만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교육당국과 이 사회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할 분야다.

환자와 가족에 대해 세밀한 상담 후 그런 이면의 문제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진단을 하고 개개인에 맞는 치료를 해야 치료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환자나 보호자들이 정신과치료, 특히 약물치료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는 것을 봐왔다. 약물치료를 권하면 어떤 보호자는 자신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것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필자는 대부분의 정신과 질병에 대한 치료를 6·25 전쟁에 비유한다. 병은 적이고, 치료는 UN군·미군과 같다고 표현한다. 적과의 전쟁이 끝난 직후 UN군과 미군이 모두 이 땅을 떠났다면 지금은 어땠을까 생각해보자. 현재 우리나라의 안정적인 발전은 보장되지 않았을 것이고, 안정된 경제성장 및 국방력을 키우지 못했을 것이다. 전쟁이 끝난 후 미군이 주둔했듯이 정신과적 증상이 완전히 호전된 후에도 6~8개월 동안 치료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약물치료와 심리상담치료와 반복적 경두개자기자극술(rTMS), 뉴로피드백과 같은 치료법들은 미군과 UN군에 해당한다. 그래서 이러한 치료들은 환자 스스로의 힘을 보강하고, 에너지를 충전할 기회를 제공해주며 현재 상황에 대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치료는 각각의 다른 효과가 존재한다. 이런 치료법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병이라는 적을 섬멸할 수 있다. 그래서 병의 뿌리를 뽑아야 재발을 막고 완치에 이를 수 있다.

부모와 가족들로부터 가정에서는 이런 학생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이런 학생들 자신도 의지로 노력을 하지만 잘 안 되고, 힘들어서 그런 것이란 것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주는 것이 가족들에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정신과 환자를 마치 입원해있는 다른 환자들처럼 일상의 의무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고 짐을 덜어주라고 권한다. 예를 들면 학원 수를 줄이거나 때로는 모든 의무로부터 벗어나 쉬게 해줄 수도 있다. 학습·성적에 대한 부담은 잠시 덜어줘야 한다. 그래야 학생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얻을 수 있다. 가족의 정신건강에 대해서도 꼭 점검해 치료가 필요하다면 같이 치료해야 학생에게 부담을 덜 주게 되고, 오히려 긍정적 에너지를 줄 수 있다.

필자는 대전에서 매년 이런 학생들을 많이 봐왔고 학생과 가족에 대해 도움을 주고 있다. 올해는 내원한 소아청소년 학생들의 90% 이상이 각자의 위치에서 학교생활로 복귀를 해 잘 지내고 있다. 학교로 복귀하지 못한 일부 환자들도 앞길을 정하고 그것을 향해 한걸음씩 발걸음을 떼고 있다. 만약 이들이 조금만 더 시간을 지체해 병원에 왔다면 어찌 됐을까 생각하면 아찔하다. 지난해 말 휴학했던 학생들이 병원에서 치료를 통해 성공적 복학을 하게 됐는데 물론 다행이지만 학생과 가족 모두 노심초사하면서 지내왔고 결국 1년이란 세월을 낭비한 셈이다. 빠른 치료가 아쉬웠다. 새학기증후군 환자나 학부모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 치료기관인 소아정신과로 내원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 게시물은 휴원장님에 의해 2013-06-15 10:50:35 공지사항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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