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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호 원장님 신문칼럼

제목[원장님 신문칼럼] 부모의 정신건강이 자녀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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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부모의 정신건강이 자녀에 미치는 영향

 

 
  
김 준 호
대전 휴소아청소년정신과 원장

필자는 10년간 정신과 의사로서 진료를 해왔다. 그 중에서도 소아청소년정신과를 전문으로 진료한 지 5년이 넘었다.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진료를 할 때 부모의 심리검사도 꾸준히 해왔다. 놀랍게도 부모의 심리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는 비율이 50%를 상회하는 결과가 나왔다. 굉장히 깜짝 놀랄만한 수치다.

아동이 어릴수록 부모의 정신건강 문제는 더욱더 흔하게 발견된다. 아동은 가족을 대표해 병원에 온 것이다. 부모의 정신건강 상태는 여러 방식으로 자녀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반항장애, 품행장애 자녀를 둔 부모는 다른 아이의 부모들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므로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과적 질병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는 소아·청소년의 부모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

부모에게 우울이나 불안, 불면과 같은 정신건강의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그 이전에 비해 아이들에게 자주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는 등의 공격적이고 강압적 양육 태도와 무시나 무관심한 양육태도, 거부적 양육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게 되고,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우울한 어머니가 자신의 기분에 따라 비일관적인 양육 태도를 보여 결국 자녀의 저항과 공격성을 불러일으키고, 부모는 반항적인 자녀를 통제하기 위해 강압적으로 대처하는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부모와 자녀의 정신건강이 악화된다. 정말 심할 경우에는 가장 사랑스러워야 할 자녀가 원수같이 느껴지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이럴 때 부모의 심리상태가 자녀에게 투사돼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부모와 자녀의 정신건강을 함께 돌아봐야 한다.

불안이 많은 부모들은 과잉보호, 과잉통제를 많이 하게 되는데 위험하다고 자녀의 행동을 저지하고 ‘안 돼’라는 소리를 많이 하면서 자녀 스스로 하는 활동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해 결국 소극적이고 위축되고 불안한 자녀를 만들게 된다. 부모가 우울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무분별하게 허용하는 부모는 충동적이고 인내심이 부족한 자녀를 만들게 되며 심하면 ‘망쳐진 아이(Spoiled child)’를 만들게 된다. 무관심한 부모 역시 공격적 행동을 포함한 비행행동을 하거나 저조한 학습능력을 가진 자녀를 만들 수 있다.

전문가가 자녀와 부모에 대한 상담 및 검사를 마치고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편견, 극도의 부정, 이미 결정된 자기결론을 가진 부모는 치료를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이것은 축구로 말하자면 상대방 골대 앞에까지 공을 가져가 골을 넣으려는 찰나, 오히려 자신의 골대 방향으로 공을 차는 일과 같고, 이런 부모들의 경우 자신의 정신건강을 꼭 돌아봐야 한다.

적절한 치료적 개입을 통해 부모의 정신건강이 호전되면 가정이 빠르게 안정을 찾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특히 아버지가 부모교육과 치료에 참여했을 때 부부 사이도 좋아지고 아버지와 자녀 간의 사이도 회복하는 등 가정이 이전과 달리 행복해지는 효과를 많이 보아왔다.

부모의 정신건강을 회복시키는 방법에는 부모 교육, 개인 상담, 가족 치료, 부모 개개인에 맞는 약물 치료 등이 있다. 중등도 이상의 우울, 불안, 불면은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며 호전되는데 1~2개월의 기간이 필요하고, 이후로도 6~8개월 이상 유지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 초기에 증상이 나아졌다고 조기에 중단하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뇌 영양제라고 생각하고 부담 없이 매일 복용하면 된다. 정신과 약물 치료와 관련해 ‘뇌세포를 파괴한다’, ‘중독돼 평생 먹어야 한다’, ‘회사에서 알게 되면 불이익을 당한다’, ‘잠만 자게 한다’ 등의 오해와 편견이 많은데 이는 다 잘못된 이야기다.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정신과적 질병은 완치가 될 수 있는 병이므로 충분기간 치료해야 한다. 최근에는 반복적경두개자기자극술(rTMS)이란 방법을 통해 우울증을 보다 빠르게 치료하고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대전 휴소아정신과 김준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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